박창규 행안부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전문위원

2025년 한 해 동안 수많은 청년들을 상담하며 제가 가장 자주 들은 질문이 있다. "교수님, 저는 이제 늦은 걸까요?" 공채 시즌이 마무리된 지금, 불합격 메일만 쌓인 채 좌절하고 있는 청년들이 너무 많다. 그러나 저는 단호하게 말한다. "늦은 것이 아니라,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할 때다."

지금 채용 시장은 과거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2026년 시장은 디지털 전환(DX)과 AI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 인재를 뽑느냐'보다 '얼마나 뛰어난 인재를 확보하느냐'에 집중하는 시대로 전환된다. 이 변화는 단순한 흐름이 아니라, 청년들이 취업전략을 다시 세워야 하는 분명한 이유이다. 2026년 채용시장을 이끌 핵심 키워드는 이미 명확하다. 스킬 기반 채용, AI 리터러시, 디지털 스킬, 풀스택 인재, 크로스 스킬링, 팀핏, 컬처애드, 인재 밀도 전략, 커리어 오너십. 이 9가지 키워드는 한 가지 공통된 메시지를 던진다. "이제 스펙이 아니라, 실제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성장 가능성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특히 올해 2025년 공채 결과는 이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90% 이상이 토익보다 토익스피킹·오픽을 요구했고, 다수 기업이 해외 거주 경험자 우대를 명시했다. 이는 기업들이 단순히 점수가 높은 사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글로벌 환경에서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전형 인재를 찾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공채 실패는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다. 대부분은 변화된 기준을 모른 채 과거 방식으로 준비했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자책이 아니라 "방향 재설계"이다.

저는 지난 22년 동안 청년 진로·취업 현장에서 수천 명을 상담해 오면서, 지금 이 시점의 청년들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경로는 네 가지라고 확신한다. 첫째, 글로벌 역량을 키우는 1년 전략이다. 해외인턴십이나 해외취업을 통해 실제 글로벌 프로젝트, 현장 커뮤니케이션, 문화 적응 능력을 쌓고 돌아오는 방식은 기업이 즉시 주목하는 강력한 전략이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지금, 이 경험은 곧 경쟁력이다. 둘째, 2026년 상반기 공채를 목표로 스킬 기반으로 방향을 전면 재정비하는 전략이다. 이제는 토익·학점 중심 경쟁이 끝났습니다. AI 활용능력, 디지털 실무 역량, 데이터 처리 능력, 팀 기반 협업 경험 등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을 중심으로 준비해야 한다. 올해 떨어졌다면, 부족해서가 아니라 준비 방향이 달랐기 때문이다. 셋째, 중소기업·스타트업에서 3년 경력을 쌓아 커리어를 점프하는 전략이다. 스타트업에서 경험하는 빠른 의사결정, 다양한 직무 경험, 문제 해결 중심의 업무 방식은 대기업이 높은 가치로 인정한다. '실제로 해본 사람'은 어떤 채용 시장에서도 강하다. 넷째, K-Digital Training 등 디지털·AI 기반 전문훈련을 받으며 공채를 준비하는 전략이다. AI 시대에는 기술을 쓰지 못하는 사람과 쓰는 사람의 차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전문 교육과 실무 프로젝트 경험은 청년들의 경쟁력을 한층 올려준다.

지금 청년들에게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 취업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누가 더 빨리 가느냐보다 누가 더 정확한 방향을 잡느냐가 승패를 결정한다. 2026년 채용시장은 이미 방향이 정해져 있다. "스킬 기반, 디지털 기반, 글로벌 기반." 이 세 가지가 경쟁력의 중심축이다. 지금의 실패는 끝이 아니라 신호이다. 지금부터의 12개월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여러분의 향후 10년이 달라질 것이다. 저는 대한민국 청년들이 더 이상 혼란 속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정확한 트렌드를 읽고, 현재 자신의 위치를 분석하고, 그 위에 올바른 전략을 세워 2026년 시장을 정면으로 돌파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가는 모든 청년들에게 진심을 다해 응원과 조언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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