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멸망전서 무승부
자력으로 꼴찌 탈출 실패
최종전서 승리와 동시에
제주가 져야 잔류 가능성

대구FC는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7라운드 제주SK FC와의 원정 경기에서 지오바니의 K리그1 마수걸이 득점에 힘입어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대구FC 제공
대구FC는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7라운드 제주SK FC와의 원정 경기에서 지오바니의 K리그1 마수걸이 득점에 힘입어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대구FC 제공

 

대구FC가 제주와의 ‘멸망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며, 자력으로 최하위를 탈출하는데 실패했다.

대구FC는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7라운드 제주SK FC와의 원정 경기에서 지오바니의 K리그1 마수걸이 득점에 힘입어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시즌 7승 12무 18패(승점 33점)째.

이 경기는 시작 전부터 ‘멸망전’이라 불렸다. 다음 시즌을 K리그2에서 맞이하게 되는 꼴찌 자리를 둔 두 팀의 승부였기 때문. 여기에 같은 라운드 나머지 5경기가 모두 앞서 전날에 열린 탓에, 국내 축구팬들의 이목이 대구-제주전에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대구의 꼴찌 탈출도, 강등 확정도 모두 가능했기 때문에 승부에 귀추가 주목된 것은 필연적.

하지만 이날 무승부로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한 대구는 11위 제주와의 순위를 바꾸는데 실패했다. 이에 따라 다음 시즌을 K리그2에서 맞이하게 되는 꼴찌 자리는 다음주 최종전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대구FC가 꼴찌를 면하기 위해선 다가오는 최종전에서 승리하는 동시에, 11위 제주가 패하며 승점을 얻지 못해야 한다. 이 외에 대구가 무승부에 그치거나 패하면서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하거나, 제주가 무승부나 승리로 승점을 획득할 경우 대구의 12위와 동시에 2026시즌 K리그2 참가가 확정된다. 6가지 경우의 수 중 단 한 경우만 대구의 11위로 이어지는 셈. 물론 11위를 하더라도 K리그2 2위 수원삼성과의 승강 플레이오프가 펼쳐지는 탓에, K리그1 잔류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최종전이 대구의 홈에서 진행된다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서 대구의 분위기는 낙관적이지 않다. 이는 바로 ‘대구의 왕’ 세징야의 몸 상태 때문. 이날 제주 원정은 올 시즌 대구의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구의 에이스 세징야는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김병수 대구FC 감독은 “세징야는 아예 뛸 수 있는 상황이 아다. 러닝도 불가능한 상태”라며 “허리는 조금 나아졌지만, 무릎 뒤쪽이 좋지 않다”고 그의 상태를 설명했다. 당장 한 주 앞으로 다가온 최종전에서도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

이날 역시 대구는 세징야의 공백에 발목잡혔다. 대구는 수 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고도 단 1득점에 그치며 승전보를 전하는데 실패했다. 특히 공격수들의 결정력 난조가 이어진 탓에 결장한 세징야가 그리워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최종전에서 대구의 꼴찌 탈출 여부는 세징야의 출전 가능성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구는 지난 2016시즌을 앞두고 대구에 입단해 10시즌째를 맞이한 30대 후반 선수 한 명에게 몇 년째 팀의 명운을 걸고 있는 기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찌 보면 2년 연속 강등 위기를 맞이한 것도 필연적인 결과. 세징야는 쏟아지는 부담감과 타 팀의 집중 견제, 그리고 황혼기에 접어드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10득점-10도움’을 달성하며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구단의 지원 부족으로 또다시 강등 위기에 처한 팀의 운명을 짊어지게 되면서 어깨가 무거워졌다.

대구는 오는 30일 오후 2시 대구iM뱅크PARK에서 안양FC를 상대로 하나은행 K리그1 2025 38라운드 정규 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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