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가슴에서 떠오르는 기억들이나 지니 치기에 아쉬운 마음에 이미지와 표상들을 캔버스 위에 끄적인다.
머릿속에서 계속 지워지지 않는 기억의 파편들은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에서 말하는 무의식의 욕구인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에서는 표면 아래 조용히 퇴적된 흔적들을 기억의 범주로 규정한다. 이 기억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이미 저장된 기억들과 혼재되며 서로 얽히고설키며 새로운 의미망으로 거듭난다.
그렇게 형성된 기억들은 그 자체로 가변적이다. 어떤 때는 선명했다가 어떤 때는 언제의 일이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희미해지기도 한다.
그것은 우리 내부에서 끊임없이 추가되고 재편성되는 기억의 속성과 맞물려 있다.
이성적 자아들을 방패 삼아 이드(Id)의 맨 아래층에서 움츠리고 있는 무의식의 영역으로까지 나아간다.
본능적인 욕구와 충동들이 초자아와 적절히 혼용되어 있는 저장소에 존재하는 기억들 중 내재적 가치만을 축출하여 현실과 타협한다. 이유는 어느 정도 나의 자리와 지위를 지키며 품위 있게 살아가려는 관계의 지속을 위한 이성적 판단일 수 있다.
지나치기엔 아쉬운 이미지와 표상들이 마음속에 남아 하나의 기억으로 자리 잡고, 그 잔상들이 다시 화폭 위에 새겨지는 과정은 내게 ‘기억의 복원’이자 ‘치유의 시간’“인 것이다.
가변적이면서도 다층적인 의미들을 지닌 나의 기억들을 표현한 화면에서 모든 이들이 휴식으로 찾아온 시간을 즐기며 사유하기를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