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처법·ESG 경영·수출규제 등
급변하는 제도 탓 기업 애로 커져
필요한 지원 정책화·소통 강화
우수 인재 유치·일자리 창출 총력
“기업 성장이 곧 지역의 성장
든든한 동반자 역할 집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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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기 영천상공회의소 회장은 대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업의 성장이 곧 지역의 성장이다. 앞으로도 상공회의소는 기업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천시는 자동차부품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이 지역경제의 큰 축을 이루는 도농복합도시다. 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지구를 비롯해 고경·화산·북안·본촌·도남 등 5개 농공단지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지역 곳곳에 소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다. 이러한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영천은 경북 동남권 산업벨트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같은 지역 산업을 현장에서 이끌고 있는 영천상공회의소는 지역 기업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성장 동력을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 대표 경제단체다. 손동기 영천상공회의소 회장(삼양연마공업(주) 대표이사)을 만나 지역 산업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상공회의소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손 회장은 "영천은 지리적으로 대구·포항 등 주요 산업도시 사이에 위치해 물류와 교통의 요충지로서의 강점을 지닌 도시"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동시에 "주변 대도시들에 비해 산업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있고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겪는 공간적·제도적 한계도 존재한다"고 현실을 짚었다.
하지만 그는 "최근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천 연장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지역 교통망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며 "여기에 금호대창 IC 개통이 임박했고 한민고등학교 유치로 교육환경까지 갖춰지면서 영천은 산업과 정주 여건이 함께 발전하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들은 앞으로 기업 활동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근로자들의 주거 안정과 지역 정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요즘 중소기업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의 확대 시행을 꼽았다.
그는 "법이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확대 적용되면서 인력과 재정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제도 대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상공회의소에서도 관련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예산과 전문 인력이 부족해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중대재해처벌법뿐 아니라 ESG 경영, 탄소중립, 수출 규제 등 기업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 변화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며 "기업들이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지자체와 연계한 교육, 컨설팅, 법률 자문 등 실질적인 지원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현재 영천상공회의소는 부회장과 상임의원 등 50명의 상공의원을 포함해 약 400여 개의 기업이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손 회장은 "상공회의소가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니라 지역경제의 현장을 대표하는 실질적인 협력 창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회장에 취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바로 '중소기업과의 현장 소통'이다. 규모가 큰 기업들은 이미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이 있지만 영세한 중소기업들은 작은 문제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이런 기업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개발하고 행정과 연결하는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결과 취임 초기보다 회원사가 20여 곳 늘었다"며 "이는 상공회의소가 기업과 더 가까워졌다는 신뢰의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세심히 듣고 필요한 지원이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영천상공회의소는 청년근속장려금지원사업, 신규인력 채용기업 지원사업 등 지역 인재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 회장은 "아직까지 지역 기업들은 숙련된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며 인력난을 지역경제의 구조적 과제로 꼽았다. 그는 "우수한 인재가 지역 기업으로 유입되려면 단순히 임금이나 복지 수준만으로는 부족하다. 근로자와 가족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주거환경, 교육환경, 문화 인프라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결국 정주 여건 개선이 곧 인재 유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과 상공회의소가 함께 지자체와 협력해 근로자들이 장기적으로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것이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향후 5년 내 지역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미래 산업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통 제조업 중심의 영천도 기술 혁신과 산업 전환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영천상공회의소는 지역 기업들이 변화의 물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앞으로 첨단부품소재, 전기차, 드론, 방산 등 신산업과 연계한 지원체계를 강화해 지역산업의 체질 개선을 이끌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손 회장은 지역 기업인들과 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는 "영천상공회의소는 문턱이 높은 기관이 아니다. 지역의 모든 기업인들에게 언제나 열려 있다. 도움이 필요할 때 편안한 마음으로 찾아주시길 바란다"며 "기업의 성장이 곧 지역의 성장이다. 앞으로도 상공회의소는 기업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적인 성원과 협력을 보내주시는 상공인, 기관, 시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영천이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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