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 “복지시설 ‘선제적 코호트 격리’로 집단 확진 막았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복지시설 ‘선제적 코호트 격리’로 집단 확진 막았다”
  • 김상만
  • 승인 2020.06.08 2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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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 본산’ 대구·경북 수장들에 듣는다-2)이철우 경북도지사
감염원 차단 위해 조치 불가피
‘경북형 마스크’로 혼란 진정
신속한 병상 확보 도민 안심
‘공동체 우선’ 정신이 원동력
의료진·자원봉사자들 ‘영웅’
휴일 반납 공직자들 안쓰러워
포스트코로나 시대 준비 시급
통합신공항을 뉴딜 사업으로
행정통합 통해 경쟁력 강화를
지사님와이셔츠2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8일 코로나19 대응에 적극 협조해준 도민들에게 감사를 전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대책 마련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강타했다. 삶의 패턴이 바뀌고 서민 가계가 추락하면서 경북도정을 책임지고 있는 이철우 경북지사의 고심도 깊어졌다. 할일은 많아 하루 24시간도 쪼개도 마음이 바쁜데 극복해야할 또 하나의 복병을 만난 것이다.

그러나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조차 없는 상황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도 이철우 지사를 비롯한 경북도민들은 선제적, 공격적으로 대응했다.

도민 안전 확보와 무너지는 경제 회복을 위해 이 지사는 코로나19 내습 현장을 진두지휘했고 도민들은 믿고 따랐다.

이제, 포스트 코로나 대책에 눈을 돌린 이철우 도지사는 “어떻게 하면 도민들의 침체된 심리를 회복시키고, 지역경제를 일으켜 세울 수 있을까? 또 경북의 미래를 위한 해법은 뭘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각 분야별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묻고 또 묻고 있다”고 했다.

◇경북도내에서 2월19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워왔다. 그간 현장을 진두지휘하면서 느낀 소회가 있다면?

- 2월19일 경북도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싸워온 지 석 달이 훌쩍 넘었다. 평생을 공직자로 살며 숱한 경험을 했지만, 모르는 병과의 싸움은 참 힘들었고, 매 순간 순간이 위기였다.

그 어려움의 순간에도 날 버티게 하고, 지켜준 건 오로지 도민들이다. 도민의 안전과 생명을 어떻게든 지켜내야 한다는 그 책임감이 위기의 강을 건너게 했고, 여기까지 오게 했다. 평생 쌓아온 삶의 현장이 무너지는 위기 속에도 경북도를 믿고,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 함께 해주신 모든 도민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와 존경을 드린다.

◇코로나19에 대응과 관련, 경북도가 가장 모범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가 많다. 어떤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보는지?

- 사실이다. 최근 대통령과 국무총리, 대통령 비서실장 등 많은 분들을 만나고 있는데, 첫 인사가 ‘경북이 코로나19 대응을 가장 잘 했다’는 인사였다. 처음엔 그저 인사치례 정도로 생각했는데, 경북의 대응상황을 하나하나 짚으시면서 칭찬해 주시니, 우리가 한 일들에 자부심을 갖게 되고, 감사할 따름이다.

돌아보면 몇 번의 중요한 고비가 있었던 것 같은데, 2월19일 영천에서 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그 이튿날부터 청도 대남병원을 비롯해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다.

그 순간 가장 필요한 건 치료할 수 있는 병상 확보였다. 모든 수단을 동원, 열흘 만에 3개 도립의료원을 모두 비우는 등 800병상을 확보했다.

병원에 바로 입원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으니, 도민들도 안심하게 되었고 상황이 안정될 수 있었다.

도내 요양시설에서 집단 확진이 발생하면서, 복지시설에 대한 예방적 코호트 격리라는 초유의 조치를 결행했다.

3월 9일부터 2주간 도내 564개 복지시설에서 전격 단행된, 예방적 코호트격리는 다행스럽게도 한명의 추가 확진자도 없이 마무리 됐고 감염병의 확산세를 저지하는 결정적 기여를 했다.

마스크 대란이라고 불릴 정도로 혼란스러웠을 당시, ‘경북형 마스크’를 제작해 보급한 것도 참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상황은 늘 심리에 의해 좌우되는데 경북형 마스크를 계기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진정될 수 있었다고 본다.

◇500여개 이상의 집단 복지시설에 대한 예방적 코호트 격리 조치는 참으로 쉽지 않았던 것 같은데, 결국에는 정부와 다른 지자체도 인정하는 성공 대응사례가 됐다. 어떤 생각과 배경으로 이런 결단을 하게 됐는지?

- 코로나19는 말 그대로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전대미문의 위기였다. 참고할 사례도 없었고 기준도 없었다. 지사로서 최종 판단하고 그 책임도 오롯이 져야하는 상황이었다.

쉽지 않은 결단이었지만 초기 확진자의 70% 이상이 집단감염이었고 칠곡 밀알사랑의 집, 봉화 푸른요양원 등 집단시설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이었다. 외부 감염원의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은 예방적 코호트 격리 밖에 없었다.

전례가 없던 강력한 조치였던 만큼, 종사자들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때마다 현장으로 달려가 설득하고 이해를 구했다. 임시숙소와 침구류 등을 제공하는 등 불편사항을 최소화하고, 힘들겠지만 감염병 확산을 막는데 동참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했다.

다행히, 코호트 격리시설에서 신규 확진자가 단 한명도 발생하지 않아 그때의 판단이 옳았다는 확인을 받은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런 경험들은 우리에게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이들을 잘 녹여내 자체 재해·재난 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백서도 내실 있게 준비해 감염병 사후 대응지침으로 활용해 나갈 것이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게 한 중요한 원동력을 꼽는다면?

- 위기가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이만큼이라도 진정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보다 남을, 개인보다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국민들의 정신이 진정한 저력 이었다. 훌륭한 의료진들도 큰 자산이고 대한민국의 힘이다. 이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코로나19와의 싸움은 훨씬 더 힘들고 어려웠을 것이다. 이름도 없이 음지에서 힘을 보탠 자원봉사자들은 숨은 영웅들이다.

그리고, 어려운 순간에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희생해준 동료 공직자들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공직자들의 사명감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밤낮 없이, 휴일도 반납하고 일하는 공직자들을 보며 안쓰럽고, 짠한 마음이 들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실제로 몇몇 팀장, 직원들은 쓰러질 정도로 건강 상태가 심각해서 도지사가 강제로 병원에 입원시킨 적도 있다. 이러한 공무원들이 최전선에서 버텨주었기에 오늘을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많은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데 지역을 둘러싼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는 어떨 거라고 보는지?

- 이제 역사를 코로나 이전(BC before Corona)과 코로나 이후(AC after Corona)로 구분해야 한다는 말까지 통용되고 있고, 대부분의 전문가들이나 연구기관도 새로운 패러다임, 뉴노멀 시대를 예상하고 있다.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도약할 수도 있고, 과거로 퇴행할 수도 있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대외적으로 국제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 자유무역을 외치던 나라들이 코로나19 앞에 앞 다투어 문을 닫고, 국제적인 연대보다는 봉쇄 조치를 선택했다. 자국이익을 우선하는 고립주의는 한층 강화될 것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 통상교류가 악화되면 각종 자원과 노동력 등의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특히, 식량 안보에도 위기 상황이 올 수 있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대내적으로도 코로나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와 2, 3차 충격이 우려된다. 기업이 어려워지면 고용 감축으로 이어지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지금보다 훨씬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경제는 소득 감소, 소비 위축, 투자 기피, 장기 불황이라는 깊은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대응, 참 쉽지 않을 것 같다.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 대한 경북의 대응은 어떻게 구상하고 계신지?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응은 단순한 수습, 미봉책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를 만든다는 거시적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피해 조기 극복과 골목경제의 붕괴를 막는 긴급 처방이 이뤄져야하고, 중장기적 안목에서 경북의 미래를 다시 그리는 총체적 설계 작업이 절실하다.

경북의 포스트 코로나 대응시스템도 이런 종합적인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다.

보건 분야는 코로나19 확산 차단과 취약한 감염병 대응체계를 개선해 나가는 프로세스를 진행할 것이다. 경제 분야는 유·무형의 피해를 정밀하게 분석하여 중소기업과 골목상권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원책을 강구하게 된다. 영세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도지사 행정명령권까지 동원해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참 중요한 시기이고, 경북에 많은 과제들이 있는 것 같다. 그중 경북의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과제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이다. 공항 건설에만 10조원이 투입되고, SOC 도로·철도망 등을 합치면 수십조원에 달하는 메머드 프로젝트로 무너진 지역경제와 국가경제를 일으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경북만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국가 물류, 교통의 대동맥을 연결하는 한국판 뉴딜 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

경북 안에서 보면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크게 보면 대구경북의 공항이고, 대한민국의 공항이다. 대승적 차원에서 생각이 모아질 것으로 믿고 있다.

또 하나의 키워드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이다. 세계는 이제 국가간의 경쟁 보다는 도시와 지역 간의 경쟁시대로 흐름이 바뀌었다. 2018년 도지사로 취임한 이후, 매달 1만km 이상을 달리며 정부에 호소하고, 기업 CEO를 만나 투자를 요청하고 있지만 경북의 힘만으로 이 무한경쟁의 시대를 이겨내는 데 한계가 있다.

대구경북 분리이후, 경북도 대구도 예전같지 않다. 인구는 줄고, GRDP도 축소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지역 산업기반 자체가 위기 상황이다. 그래서 통합을 부르짖고 있고, 시도민들의 여론도 찬성이 반대보다 2배 이상 높다.

대구·경북 통합의 속도를 높여 인구 500만 명의 도시를 만들고 통합신공항도 하루빨리 추진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김상만기자 ks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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