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정책연구원장
스위스에서 생산된 많은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 최고의 품질과 최상의 신뢰를 제공하며, 스위스의 성공을 대표한다. 그 성공을 상징하는 라벨이자 브랜드가 '스위스 메이드(SWISS MADE)'다. 스위스 메이드는 스위스에서 이뤄진 혁신의 산물이다. 스위스 메이드 라벨이 붙은 스와치 시계 혁신은 세계적 성공을 거두었다. 유럽의 정중앙에 위치한 내륙 국가인 스위스가 스위스 메이드로 부강하고 있듯이, 영남 지역의 정중앙에 위치한 내륙 도시 대구도 '대구 메이드(DAEGU MADE)'로 부강할 수 있을 것이다.
대구 메이드는 "대구에서 생산되는 창의적이고 실용적이며 신뢰성 있는 고품질의 제품·서비스·인프라를 상징"한다. 최근 본사를 대구로 이전하고 프랑스 파리에서도 매장을 운영하는 섬유패션 창업 기업의 사장은 대구의 섬유 도시 역사와 상징성에 주목하면서 "향후 자체 브랜드 제품을 생산할 때는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점과 함께 섬유 도시 대구에서 생산된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라고 했다. 이는 세계 시장에서 대구 메이드 브랜드의 중요성을 지적한 것이다. 대구 메이드가 창출되려면 산업구조, 인프라 등 여러 방면에서 대구 대혁신이 일어나야 한다.
대구 대혁신은 국토 공간에서 대구가 보유한 전략적 요충지 기능을 활용할 때 더욱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대구의 전략적 요충지 기능은 크게 여섯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 대구는 영남 지역 반경 110km 내외의 정중앙에 위치해 대구경북신공항과 연계된 투자 허브가 될 수 있다. 이는 스위스가 유럽의 정중앙에 위치해 프랑스, 독일 등 인접 국가를 배후지로 삼아 글로벌 기업들의 유럽 투자 허브로 기능하는 것과 같다.
둘째, 대구는 영호남 지역을 가로지르는 동서 정중앙지대에 위치해 있다. 동쪽 거점 대도시인 대구와 서쪽 거점 대도시인 광주를 연결하는 달빛철도는 신공항과 시너지를 발휘하여, 대구를, 영호남을 아우르는 남부거대경제권의 요충지이자 더 큰 투자 허브로 성장시킬 것이다.
셋째, 대구는 기존의 경부축과 영호남 동서 중앙지대축이 서로 만나는 십자로상에 위치해, 동서남북으로 성장세가 확산되는 중추 거점이 될 수 있다.
넷째, 서울을 포함한 전국 6대 거점 대도시 간의 상호 평균 거리를 측정하면, 서울은 255km, 광주 203km, 부산 172km, 울산 169km, 대전 159km인 반면 대구는 139km로 최단 거리다. 탁월한 접근성으로 경제?문화의 교류 허브가 될 수 있다.
다섯째, 대구는 과거부터 한반도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120년 전의 자료에는 "대구는 경상도의 중앙에 있다. 한반도 남부 물류의 집산지로서 최대 요충지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현재의 대구 역시 대학·산업·의료·물류·물산·교통 등의 중심지이다. 여섯째, 대구는 삼성그룹의 모체 도시이다. 1938년 대구에서 이병철 회장이 최초로 '삼성'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삼성상회를 출범시켰다. '삼성을 키운' 대구였다. 이는 곧 대구가 글로벌 비즈니스 DNA를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구는 이처럼 정중앙 입지+탁월한 접근성+중심지 기능+비즈니스 DNA가 결합된 지리경제력을 보유한 전략적 요충지이므로 그 성장은 국가와 지역 성장에 더 큰 파급효과가 가능하다. 이를 활용하면 대구 메이드를 보다 용이하게 창조할 수 있다. 먼저 한반도 제1 내륙 국제 관문 공항인 '대구 메이드 대구경북신공항'은 국가안보와도 직결되므로 국가 지원을 받아 달빛철도와 함께 적기에 건설되어야 한다. 동시에 기업 투자 허브 연계, 로봇·AX 수도 등을 통해 '대구 메이드 신산업'을 육성하고, AI종합연구센터를 설립해 AI 신기술개발을 선도해야 한다.
또한 섬유패션 르네상스를 위해 대구형 유니클로를 만들어 '대구 메이드 패션 SPA브랜드'도 창조해야 한다. 비즈니스 DNA를 되살리면 글로벌 테크기업의 대구 제2본사 등 앵커기업이 입지할 '대구 메이드 신성장 거점'을 구축할 수 있다. 청년들이 대구에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양질의 직장(職)·주거(住)·워라밸 문화(文)가 통합된 '대구 메이드 청년타운'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뛰어난 교류 접근성을 활용해 세계한류경연대회 개최 등 '대구 메이드 K-문화관광쇼핑'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행복생활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의료·레포츠·보육 등이 충족되는 시민 체감형 '대구 메이드 스마트 생활권'을 구축하고, 생애 전 주기에 걸쳐 '대구 메이드 생활복지' 기반을 창조해야 한다.
대구 메이드는 투자기업의 확장적 성장과 국가 균형성장, 부강한 대구 건설과 시민 삶의 질적 대전환을 이끌 대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의 협업, 글로벌 비즈니스 적지로서의 전략적 요충지임을 국내외에 적극 알리는 대구 마케팅이 필수이다. 희망찬 대구 메이드 시대를 다 함께 힘을 모아 지금부터 만들어가야 한다.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