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아이들 기회 확대
모국어·한국어 병행 정책 추진
2009년 전국 첫 ‘이중언어대회’
자부심과 언어 잠재력 향상 도움
해외 유수기관 교류, 인재 양성

 
다시-경북도 다문화가족센터
경북도 다문화가족센터 종사자들이 최근 위크숍을 갖고 지역내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정착과 성장을 적극 지원하는데 힘을 쏟기로 했다.

다문화 사회는 이제 우리나라를 유지하는 한 축이 됐으며 전국 지자체는 다문화 가정의 안정적인 정착과 자립을 지원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경북도 또한 이들에 대한 단순한 복지 지원을 넘어 다문화 가족 구성원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아래 포용적 다문화정책을 마련하고 제도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국내 다문화 인구수는 2023년 기준 총 약 119만명에 이른다. 다문화 인구수 중 다문화 혼인이 9.1%로, 국내 결혼한 커플 약 10쌍 중 1쌍은 다문화 부부다. 외국인 남편의 비율(20.0%)보다 외국인 아내의 비율(66.8%)이 훨씬 높다. 외국인 또는 귀화자 남편의 국적은 미국(8.0%), 중국(6.5%), 베트남(3.4%) 순이며 아내의 경우 출신 국적은 베트남(23.0%), 중국(17.8%), 태국(11.1%) 순으로 많았다.

다문화 청소년 인구수(국제결혼가정 학생과 외국인가정 학생)는 2023년도 기준, 초중고 다문화 학생 수는 18만1천178명으로 2022년도와 비교해 7.4%나 늘었다. 2013년 5만5천780명과 비교해 다문화 학생 수는 10년간 3배 이상 급증했다.

한국의 전체 청소년 인구는 줄어들고 앞으로도 감소추세인 반면 다문화 학생 수와 전체학생 중 구성비는 2013년 0.9%였던 비율이 2023년 3.5%까지 늘어나 상승세다. 다문화 학생의 수와 비율의 증가는 다문화 사회로 나아갈 유의미한 결과로 분석된다. 2023년 11월 기준 경북도내 다문화 인구는 3만5천418명, 다문화 자녀는 1만8천114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맞춤형 언어융합 정책 ‘주목’

2025년은 경북도가 다문화 정책을 본격 추진한지 20년째 되는 해다.

경북도는 2006년 대한민국에 결혼이민여성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생겨났다.

2012년에는 22개 시군 전역에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설립했으며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불과 5년 만에 다문화가족 지원 사업 추진을 위해 약 64억 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경북도 다문화 사회로 가는 다문화정책 1순위는 언어 융합으로 꼽고 있다. 다문화가정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장 필요로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결혼이민여성 대부분은 토픽 시험 1급을 통과한 수준으로, 인사나 자기소개만 할 수 있는 정도로 입국 초기부터 체류를 위한 정보를 얻기가 힘든 실정이다. 띠라서 가족들 간 의사소통이나 의료·법률 등 긴급상황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민여성과 가족들을 위한 통번역 서비스와 한국어교육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들이 전국에 생겨났다.

경북도는 이 과정에서 다문화자녀의 언어 발달이 느리고 학습 능력이 부족한 현실을 주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고민했다. 경북도는 한국어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은 현실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판단, 모국어와 한국어 두 개 언어를 병행하는 이중언어 정책을 시행했다. 다문화자녀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는 동시에 다양한 언어의 잠재력을 키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다.
 

전국 다문화가족자녀 이중언어 대회
경북도는 지난 8월 23일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제12회 전국 다문화가족자녀 이중언어 대회’를 개최했다.

2009년 전국 최초로 ‘다문화가족 자녀 이중언어 대회’를 개최, 이중언어가 다문화자녀들의 최대 강점임을 인식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며 2014년에는 전국 단위 대회로 발전시켰다.

지방자치단체가 마련, 전국 단위로 확산한 이중언어 관련 유일한 대회로서 올해 12번째 개최됐다. 예비심사를 거쳐 본선에 진출한 20명의 참가자들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모의 모국어와 한국어로 말하는 경연을 펼친다.
 

이민여성 잠재력 확장

국어교육 제공 의사소통 능력↑

이중언어 강점 살려 강사로 양성

17개 대학 협력, 학업 중단 방지

무역교육 통해 민간 외교관으로

◇이민여성 잠재력 개발 지원

경북도 다문화자녀들이 성장하는 동안 이민여성들도 함께 성장해 가고 있다.

경북도는 이민여성들이 모국에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중단한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2011년 도내 15개 대학과 협약을 맺어 학비를 지원해 오고 있다. 이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현재 17개 대학이 참여해 이들의 자립과 성장을 돕고 있다.

2016년부터는 이민여성의 이중문화와 이중언어 강점을 살린 맞춤형 일자리창출사업을 시작했다. 이들을 이중언어 강사로 양성해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도록 함으로써 일자리 창출과 경제적 안정을 돕는다. 2023년까지 러시아어, 베트남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캄보디아어 등 6개국 이중언어강사 310명을 양성했다. 2025년 현재 100명의 이중언어강사들이 매월 다문화가족 자녀와 지역민 2만 4천여 명을 대상으로 출신국 언어를 교육하고 있다.

또 이민여성들이 한국 사회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글로벌 레이디 양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내 우수 이민여성을 대상으로 회계, 무역, 세무 분야 등 연간 200여 시간에 걸친 전문교육을 통해 전문 경영인으로 양성하는 사업이다. 모국의 언어나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닌,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으로 양성하는 내용의 사업으로는 전국 최초다.

2018년 시행 첫 해 ‘글로벌 레이디 협동조합’을 설립해 네이버 라이브 커머스를 통한 지역 농특산물 판매를 이어오고 있으며, 판매 수익금은 다문화가족뿐만 아니라 지역 농민들을 돕는 데에도 쓰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새롭게 이주한 이민여성의 사회참여와 지역의 안정적 정착을 돕는 데에도 동참하고 있다. 글로벌 레이디로 양성된 이민여성들의 역량이 높아짐에 따라 교육과정에도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다. 회계, 무역, 세무 등 창업 기초와 더불어 ’한국어 통번역 학회’와 협력하여 통번역 전문가 과정을 추가해 지역과 출신국을 연결하는 민간 외교관 역할까지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경북이 나아갈 길

이민여성 정착 지원서 벗어나

다변화된 가족 유형에 포커스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 구축

지역민이 받아들일 정책 개발


◇다문화 인재육성 확대

이민여성과 다문화자녀들이 미래 대한민국 경제의 가교역할을 수행하는 인재로 육성하기 위한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 칸화교육대학교와 중국 연변대학 등 해외 유수 기관과 협력해 다문화가족의 이중언어 향상과 문화교류를 위한 국제캠프를 추진하고, 재난재해로 어려움을 겪는 나라의 피해지역을 찾아 봉사활동과 교류를 이어가는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경상북도 다문화정책은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안정적 궤도에 들어서고 있다. 정책의 핵심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으로 이민여성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고 다문화자녀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이들이 지역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해나갈 수 있는 사회 전반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2025년은 경상북도 다문화정책 추진 20년이 되는 해로 이민여성의 정착 주기와 고령화 등 사회·환경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정책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까지 이민여성의 정착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다변화된 다문화가족의 새로운 정책 수요를 반영하고, 다문화자녀들의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중지를 모으고 있다. 다문화가족과 이들이 터 잡은 지역의 지역민들이 다 같이 함께 필요로 하고 수용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에 거주하는 이민여성과 이들의 자녀는 꾸준히 증가해 현재 그 수는 3만 5천여 명에 달한다. 우리사회가 다양하고 폭넓은 분야에서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이 자리하게 될 날이 머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다문화가족이 지역의 구성원으로서 자리 잡고 모두가 함께 화합하는 다문화사회를 위해 경북이 다시 한번 앞장서 나갈 때”라며, “이들이 지역민과 더불어 지역의 발전을 이끄는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김상만기자 dgdes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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