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착된 기차, 출발시간 미룬 버스… 오늘 리빙스톤에 도착할 수 있을까
연착된 기차, 출발시간 미룬 버스… 오늘 리빙스톤에 도착할 수 있을까
  • 박윤수
  • 승인 2019.07.0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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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아
타자라열차 식당칸.

 

박윤수의 길따라 세계로, 아프리카<10> 잠비아 뉴 카피리 음포시-루사카

탄자니아 국경을 지난 지 얼마 후 열차가 잠비아의 국경도시 나콘데(Nakonde)에 도착하니 이번에는 잠비아 심사관들이 기차에 올라타서 입국심사를 한다. 잠비아 이민국직원 남녀 두명이 객실로 찾아와 비자비용(50$)을 받고 기차내에서 비자발급과 입국심사를 완료한다. 국경을 넘어 입국하는 사람을 심사하는게 아니라 입국비용을 징수하러 다니는 듯하다. 30분도 안 걸려 입국심사가 완료되었다. 뒤이어 잠비아인들이 객차안을 오가며 환전을 한다. 잠비아 화폐 콰차(Kwacha)는 1콰차=90원, 100USD=1,000콰차(ZMW)로 환전해 준다. 환율 앱을 살펴보니 고시 환율은 100$당 1,200Kwacha인데 기차내에서 환율은 조금 높다. 환전하여 돈을 살펴보니 특이하게도 잠비아 화폐인 콰차의 전면은 버팔로, 표범, 사자, 영양 등 동물들이고 이면은 전부 새그림이다.

잠비아시각으로 오후9시, 탄자니아와는 한 시간, 한국과는 7시간의 시차가 있다. 오후9시30분 초지(Chozi)라는 도시에 잠시 정차했다가 출발한다. 객차의 침대에서 한숨 자고 오전6시에 일어나 구글맵을 보니 음피카(Mpica)를 향해 가고 있다. 당초 도착 시각 01시33분인데 5시간이상 연착 중이다. 이 곳의 고도는 약1천300m이고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다. 차안에서 반팔을 입고 있으니 약간 한기가 느껴진다. 차창 밖 하늘을 보니 잔뜩 구름이 끼어 흐려있다. 아프리카는 항상 태양이 내리쬐고 구름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선입견에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종착역인 뉴카피리음포시(NEW Kapiri Mposhi) 도착시각은 한국에서 사서 가지고 간 여행책자에는 09:30이라고 되어 있으나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12:46 도착이다. 어떻든 연착 3시간, 아프리카 동부와 남부를 이어주는 타자라 기차를 타고 평균고도 1천500m를 2박3일동안 아프리카가 아닌듯한 풍경속에서 49시간 만에 15:50경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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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아 뉴 카리피 음보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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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카피리 음보시에서 수도 루사카까지 가는 셔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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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아 바스터미널.

이 곳 뉴 캄피리음포시에서 잠비아 수도 루사카까지는 300km, 약 4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해가 넘어가기 전에는 도착하리라 생각하고 루사카의 한인민박에 방을 예약했었다. 한식당을 겸하고 있다는 한인숙소에서 김치도 사고 해서 빅토리아폭포로 갈 생각이었다. 루사카까지는 70콰차를 지불하고 미니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고 가던 중 옆 좌석의 젊은 친구가 술에 취하여 자꾸 시비를 건다. 참고 있다가 큰소리로 화를 내니까 앞좌석의 다른 이가 자리를 바꾸어 준다. 덩치도 약골인 사람이 술을 먹고 취하여 외국인이라고 만만히 보고 시비를 거는 것이었다. 루사카에 내릴 때는 술이 깼는지 조용히 다소곳이 제 갈 길을 간다. 시골의 이곳 저곳을 거쳐 잠비아 수도 루사카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시각은 해가 지고 난 여덟시반이었다. 루사카 인터시티터미널에서 유심(30ZMW)을 사서 핸드폰을 개통시켜 한인민박에 너무 늦어 갈 수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터미널 인근 서너군데 숙소를 찾아 헤맨 끝에 간신히 게스트하우스(일실 200ZMW / 일인100ZMW)에 들어가 간단히 라면을 끓여 요기를 하고 2박 3일의 긴 여정을 마무리 했다.
 

잠비아-5
루사카에서 리빙스톤으로 가는 버스.

새벽 6시에 일어나 어제 저녁 미리 예매한 리빙스톤행 버스(200ZMW)를 타기 위해 오전7시20분 인터시티터미널로 갔다. 터미널 간이식당에서 소시지빵(10ZMW)과 커피우유(5ZMW)로 조식을 해결하고 버스에 올라탔다. 터미널에는 각종 호객꾼들이 짐을 가지고 다니질 못할 정도로 가로 막고 뭐라고 떠들어 댄다. 8시30분 출발 예정인 리빙스톤행 살롬버스가 탑승객이 열 명도 안되니까 9시30분 출발로 아무런 고지도 하지 않고 연기한다. 9시42분 가까스로 버스가 출발한다. 잠비아 수도 루사카에서 빅토리아폭포가 있는 리빙스톤까지 8시간 걸린다는데 오늘 내로 도착할까?

탄자니아의 깨끗한 거리와는 대조적으로 지저분하고 온갖 호객꾼들이 시위대처럼 덤벼든다. 별로 정이 안가는 동네이다.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픈 생각뿐이다. 유심을 사서 끼워도 전화만 되지 와이파이도 안되고 문자를 보내려 해도 데이터 서비스가 안된다고 스마트폰 창에 뜬다. 아프리카는 통신망이 정비되지 않아서 휴대전화 로밍서비스도 나미비아와 남아공만 되고 다른 곳은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 숙소나 식당에 들어가서 와이파이가 되면 다행이고 아니면 별 수가 없다.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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