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가장 솔직한 소통
글이란 건 한 번 쓰면 책임져야
유튜브도 꾸준히 운영할 것
인수위 한달간 앞으로 4년 구상
복잡한 현안들 신속한 해결로
미래 50년 속도감 있게 준비
대부분 시장님들은 현상유지만
나는 다른 시장들과는 다를 것
과감한 대수술로 대구 재건

홍준표1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신문 창간 인터뷰에서 활짝 웃고 있다. 전영호기자 riki17@idaegu.co.kr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한지 두달이 지났다. 전임 시장들과 달리 그는 중앙정치의 중심에서 큰 역할을 맡아왔고 대선후보까지 지냈기에 많은 시민들의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다. 대구신문은 창간 26주년을 맞아 홍준표 시장이 그동안 살펴본 대구의 현안과 문제점, 대구가 가야할 방향 등에 대해 들어보는 특별인터뷰를 가졌다.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페이스북, 유튜브 홍카콜라 같은 뉴미디어를 통해 많은 소통을 해오고 계신데, 효과나 반응은 어떠한지?

△글이라는 것은 한번 쓰게 되면, 그 글에 대한 책임을 져야 된다. 따라서 페이스북 정치라는 것은 가장 정직하고 솔직한 소통 방식의 하나인 것이다. 시장이 말을 안 하고 있으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시민들과 소통하는 창구로 페이스북을 활용하고 있다. 기자분들과의 소통 또한 예전에는 일정을 잡아 정식 브리핑을 했다면, 요즘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소통이 가능하니, 저나 기자분들이나 서로 편리하지 않은가? 유튜브를 통해서도 대구시정을 시민들께 쉽고 재미있는 영상으로 소개할 것이다. 대구시 공식 유튜브에 정책홍보 코너를 신설해 다양한 형식의 시정 주요 이슈 영상을 홍보한다. 지난 7월 취임 이후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한 전방위적 소통의 결과 한국기업평판연구소 주관 대한민국 도시 브랜드평판에서 대구시가 지방자치단체 중 3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월 대비 12단계 상승한 것이며, 상승 폭은 201.75%라는 폭발적인 수치를 보였다.

-전임 집행부에서는 시간을 끌거나 생각도 하지 못하던 시책을 정말 단시간에 결정하고 계신데, 너무 빠르게 진행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속도를 내시는 이유나 정치적 철학이 있으신지?

△지난 인수위 한 달간 앞으로의 4년을 구상했고, 그때 구상한 대로 하나씩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청 조직개편, 산하기관 통폐합은 완료되어 마무리 단계에 와 있고, 통합신공항 특별법, 물 문제, 군부대 통합 이전 문제도 가닥을 잡아가고 있고, 기업유치 문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어떤 정책이든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정책은 없다. 하지만, 반대가 없으면 실수할 확률이 더 커지기 때문에, 다른 목소리도 다시 한번 정책의 정당성을 검토해 보는 계기로 삼겠다. 앞으로도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끊어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신속한 결단으로 대구의 미래 50년을 속도감 있게 준비할 것이다.

-지역사회 역시 보수성과 폐쇄성 등 고쳐야 할 점이 그동안 많이 지적됐는데, 대구가 고쳐야 할 점은 무엇인지?

△대구의 가장 큰 문제점은 폐쇄성이다. 인재의 문을 닫고, 경제의 문을 닫고, 우리끼리 하겠다고 해서 20년 동안 침체됐다. 이제는 열린 대구로 만들어야 한다. 기득권 카르텔을 깨는 것이 대구의 미래를 밝게 하는 것이다. 기득권 카르텔을 깨는 강도 높은 개혁을 통해 새로운 대구로 거듭나겠다. 이미 지난달 대구시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능력이 검증된 유능한 외부인재들을 영입하여 일하는 조직, 봉사하는 조직으로 바꾸었다. 기능이 중복되는 산하 공공기관도 절반 가까이 통폐합하고, 연봉도 상한선을 제한하는 등 기득권을 과감하게 타파해 시민의 기대에 오로지 능력과 성과로 보답하겠다.

-안동댐 물을 끌어오는 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안동댐 퇴적토에 카드뮴이 많아 식수로 부적합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우리 시는 한국수자원공사의 도움을 받아 안동댐 원수를 채수하고 수질을 정밀 분석했다. 수질검사 결과, 유기물질 수질지표인 총유기탄소(TOC)는 상층, 중층, 하층 모두 호소의 생활환경기준 Ⅱ등급으로 조사돼 해평취수장(Ⅲ등급)과 매곡원수(Ⅳ등급)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 중금속인 카드뮴, 비소, 납, 크롬 등은 검출되지 않았다. 철과 망간은 미량 검출됐으나, 매곡 원수의 1/8, 1/11 정도로 낮은 수준이었다. 퇴적토와 관련해서는 현재 정부에서 중금속 관련 맞춤형 퇴적물 관리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하수 오염유출차단, 토양환경복원 등 낙동강 상류 환경관리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도 오염퇴적물 처리 방안 마련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 환경부, 수자원공사, 안동시 등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의해 시민들이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동안 정치를 하면서 많은 언론을 접해보셨을 것인데 어떤 언론관을 갖고 계신지.

△언론 기관의 비판은 본질적인 기능이다. 문제는 팩트로 비판을 해야 한다. 지나가는 소문이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을 통해서 비판하는 것은 비판이 아니라 비방이다. 어떤 언론은 사설, 칼럼하고 기사 내용이 다르다. 그 날짜 신문의 사설, 칼럼, 기사 내용은 한 방향으로 가야 되는데 사설은 A 방향, 칼럼은 B 방향, 기사는 C 방향으로 제시하면 독자들이 도대체 뭘 주장하는지 모른다.

내가 2006년도 싱가폴 주택 청장하고 3시간 이상 토론해서 토지 국유화 정책, 주택 정책을 공부를 하고 온 사람인데 어떤 칼럼은 싱가폴 토지 국유화 정책을 잘 모르고 쓴 경우도 있어 깜짝 놀랐다. 팩트 파인딩하는 게 언론의 책무다. 중앙 4대 일간지에도 잘못된 기사가 나오면 나는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나는 언론에 적대적이거나 언론을 어떤 식으로 다룬다는 생각을 해본 일이 없다. 정치 또는 행정, 언론은 공존하는 것이다. 언제나 긴장관계가 있어야 된다. 그래야 정치가 오만해지지 않고 행정이 오만해지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갑질하는 관계가 있어서는 안 된다.

-대구의 발전을 위해 어떤 접근을 하시는지.

△지난 한 30년 동안 대구는 침체돼 왔다. 대구는 서울·평양·대구로 불릴 정도로 3대 도시라고 내가 이야기한 적이 있다. 남한에 한정해서라도 지금 인천에도 밀리는 대구가 돼 버렸으니 얼마나 몰락을 했나. 지금 몰락한 대구를 다시 한 번 재건하는 과정이다. 대도시 행정은 기본적으로 현상 유지 행정이다. 대부분의 시장님들은 들어오면 현상 유지 행정만 하고 본전 치기하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나는 아마 다른 시장들 하고는 좀 다를 것이다. 대구는 비상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현상 유지 행정으로는 대구를 재건하기 어렵다. 그래서 지금 대수술하고 있는 것이다. 물 문제만 해도 강물을 원수로 해서 식수로 사용하는 시대는 이제는 끝내야 한다. 대한민국 전체적으로 식수댐 정책으로 바꾸자는 취지에서 대구만이라도 우선 안동댐 물을 한번 사용해 보자 그렇게 추진을 했고 또 가시적인 효과가 나올 것이다. 환경부, 수자원공사, 안동시까지도 지금 동의를 하고 있다. 대구시만이라도 1급수 댐물을 원수로 이용해서 시민들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건강 관리 비결이 있으신지.

△운동으로 관리한다. 등산도 가고 골프도 치고 걷기도 하고 벤치프레스도 하고.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데 그렇게 타고난 게 아니고 마음먹기 나름이다. (웃으며)나는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지 받는 사람이 아니다.

-정치를 하고 싶은 젊은이나 청소년들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기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게 자유롭게 얽매이지 말고 세상을 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나는 어떻게 뭘 하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심지어 내가 아들이 둘인데 두 아들한테도 무얼 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해라. 나는 부하들한테도 뭘 하라고 요구해 본 적이 없고 또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해본 적도 없다. 그냥 “남한테 창피 안 당할 정도의 공부는 해야 되지 않느냐” 그 정도만 하고 그 외에는 강요하지 않는다. 청소년한테도 마찬가지다. 정치는 자기가 하고 싶은 사람이 하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자유롭게 자라라는 것이다.

김종현기자 oplm@idaegu.co.kr

저작권자 © 대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